송혜령 / 나의 삶, 나의 여행 1



  송혜령(2003-10-31 10:30:16, Hit : 4340, Vote :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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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부부



한달前 주말 오후 여동생 부부가 갑자기 나의 집에 들렸다.
집 근처 길가에 늘어선 나무에 핀 꽃들을 보러 부부가 산보를 나오다 홀로 쓸쓸히 고독을 씹고 있을 언니가 생각나 들렸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교회에서 오케스트라와 성가대의 부활절 특별순서가 있어 열심히 비올라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악보들이 리빙룸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다이닝룸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사진들과 슬라이드들이 너저분하게 식탁위에 뒹굴고 있는 것을 보더니 동생이 하는 말 "에궁, 언니, 어디 한군데라도 미쳐 있으니 다행이야..."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동생은 나의 파라만장한(?) 삶의 결과에 측은해 하면서도 꿋꿋히 잘 견뎌내는 언니를 대견스럽게 바라본다.

동생 부부는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 꽃이 핀 나무들 사이로 다정하게 걸어 다녔다. 중학교 1학년 다니다 미국에 이민온 동생은 제부와의 사랑의 표현을 자유롭게 한다. 힛, 어떤 때는 눈꼴이 실 정도다. 짝이 없는 언니 앞에서 눈치도 없이 마리야..  ^^  그들의 사랑에 방해가 될까봐 그들과 멀리 떨어져 이곳 저곳 봄의 모습을 담으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바람에 휘날려 눈처럼 떨어지는 낙화를 맞으며 낭만적인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에~에~ 에취!' 이크. 엘러지 씨즌이닷. 눈이 가렵거나 코가 근질근질,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해대는 이 증상은 봄이 오면 도지는 병이다. 나를 더 이상 밖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앗아가 버린다.  아, 슬프도다.


부부가 둘이 로맨틱하게 산보를 나가다 언니가 외로울까봐 불쑥 들러 같이 동헹하자는 동생의 마음씨, 그리고 그녀를 끔찍히도 사랑하는 제부.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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