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8-06-08 23:12:16, Hit : 165, Vote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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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새 부르는 할아버지.


.
잣을 손에 놓고 새를 기다리던 꼬맹이들이 말합니다.
--할아버지 새 좀 오라고 해보세요.
--그럴까?
내가 휘파람을 휙휙 불자 곤줄박이가 쪼르르 날아와 손에 앉았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나는 <새 부르는 할아버지>가 되어 아이들은 올 때마다
새 좀 불러달라고 보챕니다.
휘파람 울음소리 흉내로 반응하거나 앞마당으로 날아오는 녀석들은 곤줄박이
말고도 여럿입니다.
내가 촬영한 호랑지빠귀, 청딱따구리, 호반새, 꾀꼬리, 박새, 쇠박새, 솔새, 큰유리새,
검은등뻐꾸기, 휘파람새, 붉은배새매, 동고비,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의 사진은
모두 휘파람 울음소리로 다가온 녀석들입니다. 심지어는 밤에 수리부엉이도 반응하고
날아온 적이 있습니다. 새들은 휘파람 울음소리에 '나와 엇비슷한 소리를 내는
녀석이 도대체 누구야!' 하고 반응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봐왔던 친구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느낌으로 후자가 맞는다고 우깁니다. 며칠 전에는
아주 먼 곳에서 가늘게 우는 팔색조가 내가 휘파람으로 흉내내는 울음소리에
이끌려 불과 10미터 거리로 다가와 나뭇가지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며 울어주었습니다.
일본 효고현 토요오카 마루야마 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구루히 산 정상에 올랐을 때도
휘파람새를 다가오게 해 촬영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나라마다 인간들의 언어는 달라도
새들의 언어는 거의 같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신비로운 일입니다.
이 분야에 연구자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사진=휘파람 울음소리 흉내를 듣고 날아온 청딱따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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