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3-11-11 21:32:13, Hit : 2625, Vote : 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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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 문화일보 자연&포토 / 학수고대, 두루미의 군무.




철원평야를 수놓는 겨울손님 재두루미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111101033021120003

  학수고대鶴首苦待!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철원평야의 겨울은 두루미의 계절입니다. 지난 7월
번식지 몽골 초원에서 관찰했던 어미새가 잘 키운 새끼들을
데리고 수천km를 날아왔다고 생각하니 고맙고 기특하고
대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나날이 바뀌는 서식환경 때문입니다. 새로 만들어진 댐과
수로공사, 눈에 띄게 늘어난 비닐하우스와 곳곳에 새로 신축된
축사들은 몸집이 큰 두루미가 살아가는데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다가 새를 촬영하려는 사람들까지 들판을 누비고
다니는 바람에 새들은 늘 좌불안석입니다.        

  새들도 농사 짓는 농부와 귀찮게 구는 사람들을 구분할 줄 압니다.
농부가 트랙터를 몰고 다가와도 새들은 별로 겁나지 않는 표정입니다.
어쩌나 보려고 지켜보았더니 트랙터가 지나갈 때까지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두루미를 관찰할 때는 100m 이상 거리를 두거나 한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가만히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차에서
내려 다가가면 새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더 멀리 달아납니다. 겨울을
편히 보낸 새들은 이듬해 변함없이 이 땅을 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글 사진=도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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