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3-11-18 09:17:05, Hit : 3589, Vote : 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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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에 대한 상념.



어릴 적부터 홀어머니 남의 집 김맨 돈으로
공부하며 자랐는데요, 어머니는 혹시라도 기죽을까
교복이며 운동화며 늘 좋은 걸로 장만해 깨끗하게
입히고 신겼습니다.
안경을 쓰고 공부하다가 잠이들어 안경다리가
부러졌을 때나 아이들과 축구하다가 안경알이 깨지면
어머니는 지체없이 돈을 마련해 새안경을 맞춰
주셨습니다.
요즘은 안경다리가 부러지면 테이프로 감아 쓰고
다녀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 때는 왜 그러지 못했나
싶어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명동 지하상가에서 안경점 하는 친구가 있는데
갈 때마다 '안경 좀 벗어보쇼' 하고 멀쩡한 안경을 빼앗고
새로 맞춰줍니다. 하도 미안해서 더는 놀러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일하다가 안경알이 깨져 전에 쓰던 낡은 안경알을
시골 안경점으로 가지고 가 이리저리 맞춰달라고 했더니,
'아이고 스님 이거 돗수가 안 맞아요. 스님께는 3만 원씩만
받을께요, 새걸로 하시지요' 해서 그 후로 줄곳 3만 원짜리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엊그제 저녁에는 랩탑 위에 안경을 벗어놓은 걸 모르고
우지직 밟는 순간 아차 싶어 잽싸게 체중이동을 했지만
안경다리는 여지없이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부러진
안경다리를 테이프로 동여매면서 안경에 얽힌 상념이
떠올라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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