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3-12-04 07:28:46, Hit : 2956, Vote :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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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기다림의 미학.



굿모닝!
  사진 찍는 일을 두고 찰나의 순간이니 기다림의
미학이니 합니다. 마음에 들거나 원하는 피사체를 얻기 위해
무한정 기다리는 재미는 강태공이 하릴없이 기다리는 꿈의 월척과
비견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결과물에 대한 기다림의 미학>이
사라져 못내 아쉽습니다. 어제는 이 녀석을 메고 재래시장을
어슬렁거리고 다녔습니다. 디지털에 비해 함부로 셔터를 누르지
않아 좋았고 더불어 대량생산 대량소비(지우기?)를 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물론 필름 역시 한두 컷 잘라놓고 모두 폐기하니
다를 건 없지만요, 그러나 복권을 사놓고 일주일 내내 기대감에
기와집을 짓는 것처럼 필름사진도 한 달에 한 번 아니면 두 달에 한 번
현상소에 나가 확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재미, 궁금한 재미는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닙니다. 디지털은 보이는 대로 찍히니 궁금할 일이
없다는 게 비인간적(?)입니다.    
  갖고 있던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오래 전에 누구한데 줘버리고
아쉽던 차에 문성호 군한테서 안 쓰는 코닥 프로젝터를 가져왔습니다.
필름이 돌아갈 대마다 들리는 철컥 소리는 마치 셔터를 누를 때의
어쿠스틱한 느낌과 흡사해 옛날 필름영화 시대로 돌아간 거 같습니다.  

  날씨 맑을 때는 조리개 11에 셔터속도 1/125초. 흐리면 조리개 5.6,
셔터와 조리개는 비례해 조절한다...이러면서 처음 사진을 배울 때가
생각납니다. 옛날에는 이 녀석 하나만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수장고에서 두런두런 옛날 얘기만 해주고 있군요. 앞으로는
자주 데리고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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