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3-06-29 10:44:05, Hit : 3476, Vote :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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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화호, 뿔논병아리 보고왔습니다.



시화호, 뿔논병아리 보고왔습니다.

창문 밖 먹이통에서 먹이를 꺼내먹으며 재잘거리던
참새들이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매 한 마리가 뜬 것입니다.
까마귀가 나타나 매를 멀리 쫓아 보낸 후 밖은 다시 시끄러워졌습니다.

지난주에는 뿔논병아리를 보기 위해 안산 시화호에 다녀왔습니다.
벌써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새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바글거린다기에 한적한 시간에 가보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새끼들이 예쁠 때 연락하겠다는 분이 있었지만 내 관심은 새들이
번식하는 환경과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새들에 있었기 때문에
불현듯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뿔논병아리의 번식이 확인된 건 1998년 쯤이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중국 북부와 몽골 초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이면 월동을 위해
내려오는 겨울철새였습니다. 1998년 충남 서산 등지에서 번식이 보고된 후
곳곳에서 번식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뿔논병아리의 신비로운 생태가
다큐멘터리로 방송되면서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새들은 겨울이면 고니가 월동하던 곳에 모여있었습니다. 먹이가
풍부하다는 게 소문이 났던 모양입니다.
뿔논병아리.
논병아리과의 물새. 몸길이 50cm 정도로 논병아리과 중에서
가장 크다. 부리가 직선으로 날카롭고 목이 길다. 정수리에 뿔깃이 있고
여름에는 얼굴 밑에서 귀 밑까지 목도리를 두른 것처럼 깃털이 풍성하다.  
물고기와 수서생물을 먹고 살고 오리처럼 물갈퀴가 없고 발가락에 판족이라는
피부가 나있어 물갈퀴를 대신한다. 병아리처럼 울기도 하고 조금 둔탁한
소리도 낸다. 한 번에 30초 이상 잠수할 수 있고 수십 미터를 이동할 수
있는 잠수성이다. 서너 개의 알을 낳고 갓난 새끼는 등에 업고 다니며
먹이고 이소할 때까지 데리고 다니며 먹인다. 사람이나 포식자가 나타나
위험을 느끼면 어미는 새끼를 불러 품에 숨긴다.
대개의 물새가 그런 것처럼 쉬는 시간에는 기름샘에서 나오는 기름을
부리로 찍어 깃털이 물에 젖지 않도록 고른다. 빠른 발걸음으로
물을 박차서 마치 물 위를 뛰어다니듯 이동하거나 도약하여 난다.  

이만하면 대충 뿔논병아리가 어떤 새인지 대충은 짐작하시겠지요?
그리고 내친김에 시화호에 대해 알아볼까요. 인터넷 찾아보시라고 하면
안 찾아볼까봐 친절히 위키백과에서 옮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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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始華湖)는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 등에 둘러싸인
인공호수이며, 1987년 6월에 착공하여 대부도와 화성을 잇는 불도,
탄도, 대선방조제가 1988년 5월에 먼저 완성되고 1994년 1월에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주방조제가 완공되면서
탄생하였다. 시화호란 명칭은 전체 방조제의 양끝인 시흥-화성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진 것이다.

형성된 호수면적 : 43.8㎢ (1,329만평)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역의 범위 : 476.5㎢
총저수량 : 332백만㎥
형성된 간척지면적: 총 13,345㎢(4,044만평)
최대 수심 : 18m
해수 유입량 : 연간 380만t (해수유통 30백만톤 / 일중 100만톤
순수유입, 체류일수 300일)
최고 조수간만차: 10.3m
최대유속: 7.5m/s

시화호 주변에는 세계적 희귀조인 장다리물떼새를 비롯하여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등이 서식하고 있어
새로운 생태환경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주변 갯벌에는 대형무척추동물,
갯지렁이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 총 214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본래 시화호는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의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담수호로 계획했으나, 완공 이후 시화호 유역의 공장 오폐수 및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어 1997년 이후 해수를
유입하기 시작했고 2000년 12월에 정부는 시화호의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선언하였다.

목적.
시화지구 개발사업은 대단위 간척사업에 의한 국토확장으로 대규모
공업단지, 도시개발, 농업용지조성 등 복합적인 개발사업을 시행하여
고부가가치성 산업육성으로 2000년대 선진 조국의 건설과 함께
국제사회의 교역 증진 및 경제 발전을 비약시키는 산업기지로서의
개발에 있으며, 또한 단기적으로 해외유휴장비의 활용과 국내 경기활성화
및 신건설기술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계획하게 되었다. (시화지구 개발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1986. 4)
시화지구 개발사업은 해외건설 철수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단위
국토확장을 통한 고용증대와 경기진작을 선도하고 수도권 인구 및
산업의 분산이라는 복합적인 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배경.
시화지구 개발사업의 추진에는 1980년대 초 중동지역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해외 건설 부문이 어렵게 되자 이의 유휴인력과 장비를 활용하여
해외건설 철수업체 지원을 통한 국내경기부양을 위해 경제계에서의
건의가 가장 크게 작용하였다는 것이 사업추진의 배경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99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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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늘날까지 시화호는 환경 및 수질오염문제가 대두돼 크고 작은 논란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왕설래하던 시화호는 시나브로 새들이 서식하며 번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되었고 뿔논병아리도 그 중 하나로 지난해에는
뿔논병아리의 번식둥지가 무려 100개나 될 만큼 <뿔논병아리 집단 번식지>가
된 것입니다. 시화호가 뜨기(?) 시작한 것도 뿔논병아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 같습니다.

이날도 당장 내 눈앞에서 확인된 둥지만 해도 50개나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뿔논병아리의 둥지는 수초가 우거져 은폐가 가능한 곳에
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녀석들의 둥지는 수초를 모아
수면 위로 한 뼘 정도 쌓아놓은 형태였고 사방이 탁 트여 포식자들에게
둥지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둥지들이 거의 도로와 인접해있었고 어떤 둥지는 도로에서
불과 15m 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새들이 이런 곳에 둥지를
튼 것은 사람에게 의지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동차와 사람들이
오가면 천적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물가에 앉아있으려니 정말 별천지 진풍경입니다.
눈앞에서 보란 듯 포란을 하고 있는 어미도 있고 연신 수초를 물어와
둥지를 보수하거나 높게 쌓는 어미도 있습니다. 둥지를 높게 쌓는 것은
장마로 수위가 상승할 것에 대비하려는 것입니다. 알에서 깬 지 며칠
되지 않은 새끼들을 등에 업거나 품에 숨기고 다니는 어미도 있고
훌쩍 커버린 새끼를 먹이느라 연신 잠수를 하는 어미도 있고 두 번의
출산으로 큰 새끼와 작은 새끼를 모두 데리고 다니며 먹이를 먹이는
어미도 있었습니다.

사람을 발견한 어미는 얼른 새끼를 불러 품에 감춥니다. 뿔논병아리는
솜씨 좋은 어부입니다. 길고 날카로운 부리와 긴 목은 훌륭한 작살입니다.
한 번 잠수를 하면 빠르면 10초 안에 물고기 한 마리를 물고 나옵니다.
물고기가 많은 곳에 새들이 모여드는 것처럼 낚시꾼도 모여듭니다.
안산시청에서 시화호에서의 낚시를 허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낚시꾼이
함부로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에 산더미처럼 널려있습니다. 거기다가
어떤 이들은 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새들의 위협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감시원이나 안내원 하나 없더군요. 못된 사람들이 어둠을 틈타
둥지에 접근할 수도 있고 알을 가져갈 염려도 있는데 말입니다.

번식지를 잠시 둘러보고 싣고 간 자전거를 타고 다른 곳도 둘러보았습니다.
논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자동차의 출입이 통제된 곳에도
가봤는데 무척 평화로웠습니다. 자동차가 드나들었다면 벌써 쓰레기장이
되었을 터입니다.
날개를 활짝 벌리고 깃털을 말리고 있는 가마우지들이 평화롭게 보였고
세 마리의 장다리물떼새 유조(새끼새)가 관찰되었는데 근처에서 번식한 것으로
짐작되었습니다. 또 절개지에서 쉬고 있는 수리부엉이도 관찰되었고
번식을 마친 검은머리물떼새, 네 곳에서 개개비사촌의 먹이활동이 관찰되었는데
근처에서 번식중일 것입니다.
흰뺨검둥오리 어미새도 새끼들을 우루루 데리고 기차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야생동물의 천적은 인간’이라는 말이 빈말은 아닌 듯
인적 드문 곳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생명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인간들이 야생동물로부터 천적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요.
향후 뿔논병아리 번식지는 생태학습 연구 관찰의 장으로서의 역할과
생태관광으로서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초소를 세우고 안내를
겸한 생태해설자를 상주시켜야할 텐데요, 번식중이 새들을 배려하자는 현수막이나
안내판 하나 쯤 걸었으면 좋겠고 무슨 협회니 하는 여러 민간단체에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뿔논병아리를 관찰할 때는 말소리를 낮추고 낮은 자세로 앉아서 해야
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포란을 하고 새끼를 먹일 것입니다. 자동차를
둥지 앞까지 몰고 들어가 주차시켜놓고 촬영을 하는 분이 있던데 새들이
좋아하지는 않겠지요?

글이 길었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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