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2-07-23 22:10:08, Hit : 4153, Vote :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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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란이 구조 48 시간 경과




2012년 6월 26일
도란이 구조 48시간 경과.

우왕좌왕 이틀이 지났습니다.
먹고 자고 화장실 가고 기도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도란이에게 ‘올인’하고 있습니다. 기왕 안고 들어온 거니 도란이
어미를 위해서도 ‘무조건’ 살려야하기 때문입니다.
두 시간 마다 우유를 먹여야 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수시로 상태가 어떤지 들여다보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사실 수의사도 야생동물을 데리고 오면 낙관보다는 비관을 먼저
합니다. 데리고 오는 사람의 성의를 봐서 치료는 하지만 거의
살지 못하고 죽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란이를 보호하면서 야생동물, 특히 늘 보아오던 고라니 한 마리의
습성에 대해서도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게 스스로 놀라운 일입니다.
야생의 고라니는 뭘 먹고 사는지, 농부들이 콩잎, 배추 등을
먹어치워 해를 끼친다는데 그것만 먹고 사는지 아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우유를 따듯하게 데워 먹이는 일과
어미처럼 품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정신없이 이틀을 보낸 데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
기력을 조금 회복한 도란이 눈이 초롱초롱합니다. 비틀거리며
일어서려고도 합니다.  
야생에서 사는 녀석이라 역시 생명력과 소생력이 대단합니다.
치명상을 입고 48시간을 살아있는 곳도 기적인데 녀석이
일어선 것입니다.  
그러나 녀석이 일어선 것만으로 상태가 좋아졌다고는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왜냐하면 녀석은 내가 어미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걸 알고 또 내가 치료해주기 위해 데려온 게 아니라
자기를 ‘납치’해 온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도란이에게 나는 ‘도란아, 빨리 나아서 엄마 만나러 가야지?’ 하고
연신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줍니다.
야생동물에게 납치, 즉 포획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에게 사냥감에 불과하다는 것도 동물들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습니다.
‘동물복지’에 관한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거의 빵점에 가깝습니다.
야싱동물은 사람 그림자만 봐도 달아나기에 급급합니다.
야생동물을 보는 시각도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야할 대상으로 보지만 우리는 농작물을 해치는
유해조수류로 인식하거나 사냥감으로 밖에 보지 않습니다.
자동차를 잘 만들고 전화기와 컴퓨터를 잘 만든다고 하여 선진국으로
인정하고 대접할 것 같지만 오산입니다. 절대로 그렇지는 못합니다.
    
내일은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 받으려고 합니다.
애완용을 주고 치료하는 곳이라서 도란이게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상자속에서 의기소침해 있는 녀석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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