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2-08-02 13:18:31, Hit : 3754, Vote :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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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포토 003 / 매미를 지켜라.



자연&포토 003

매미를 지켜라.

앞마당 벚나무 밑 땅속에는 매미유충이 삽니다. 매미유충이 벚나무
수액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름이면 수 많은 매미가 우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납니다. 울음소리도 아름다운 참매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슨 까닭인지 지난해에 비해 매미 울음소리가 부쩍
줄었습니다. 기후변화로 급격히 개체가 늘어난 갈색여치가 원인이었습니다.

땅속에서 살던 매미유충은 천적이 적은 어둠을 틈타 밖으로 나오고
벚나무를 타고 오르다가 자리를 잡으면 우화를 시작합니다.
서서히 등이 세로로 갈라지고 머리와 가슴 배 순으로 탈피합니다.  
이 때 약삭빠른 수십 마리의 갈색여치가 진을 치고 기다리다가
매미유충을 공격하게 됩니다.
최근 갈색여치는 곤충의 새로운 상위 포식자로 등장하였습니다.
절단기처럼 생긴 강력한 이빨로 땅정벌레의 딱딱한 방어벽도 뚫을 수
있습니다. 저항력이 없는 매미유충 정도는 무방비 상태로 산채로 먹히고
맙니다.

매미는 오후 8시에 우화를 시작하여 새벽이 되어야 비로소 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이 매미에게는 생사를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갈색여치
뿐 아니라 소쩍새나 박쥐처럼 밤에 활동하는 녀석들도 호시탐탐 포식의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위험하기는 땅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더지 같은 포식자가 땅속을
뒤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요행히 우화에 성공하여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하더라도 숲에는 매미를 좋아하는 파랑새, 직박구리 같은 사냥꾼들이
득시글거립니다.  

매미는 길게는 7년 동안이나 땅속에서 애벌레로 삽니다.
그리고 7월 말이면 단 한 번의 짝짓기를 위해 세상에 나왔는데
기다리던 포식자에게 어처구니없이 희생되다니 참으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여름 이맘 때면 밤마다 매미 지키기에 나섭니다.
약육강식, 먹고 먹히는 게 야생의 법칙이고 자연의 순리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멀거니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야생에서 살아간다는 것, 야생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이렇게 쉽지 않습니다.

@ 이 기사는 8월 6일자 문화일보 자연&포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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