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2-08-21 18:31:27, Hit : 3216, Vote : 792
 http://hellonetizen.com
 20120818_134511_2.jpg (180.7 KB), Download : 40
 20120818_165144_2.jpg (191.8 KB), Download : 40
 또 다시 말벌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또 다시 말벌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여름이 지나면 벌통에는 어김없이 불청객이 찾아옵니다.
말벌과 장수말벌이 장본인입니다. 평소에도 간간히 모습을
보이다가 가을이 시작되면 무리지어 몰려오는데
벌통 하나쯤은 한두 시간이면 초토화가 됩니다.
수만 마리의 꿀벌이 말벌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꿀벌의 힘으로는 단 한 마리의 말벌도 죽이지 못합니다.

입구를 지키던 병정별이 전멸하면 일벌이 나서지만
싸워본 경험이 없는 녀석들이라 싸운다기보다는 몸으로
막으려다가 추풍낙엽처럼 쓰러집니다. 그래서 이맘 때면
파리채를 들고 말벌퇴치에 나서는데 아차하고 방심하는
사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수십만 마리의 꿀벌이 몰살당하는
참극이 벌어집니다. 새까맣게 깔린 게 벌들의 사체입니다.
18개의 벌통 중에서 일곱 개가 이렇게 망가졌습니다.

양벌과 토종벌을 제외한 모든 야생벌은 꿀을 모으지 않고
애벌레를 먹고 사는 육식벌입니다. 물론 꽃에서 꿀을 빨지만
약탈을 더 선호하는 무서운 녀석들이지요.
장수말벌 몇 마리가 벌통 입구를 지키고 있다가 꿀벌이 나오는
족족 물어죽이는데 벌통의 벌들이 거의 전멸됐다 싶으면
좁은 입구를 커터처럼 강력한 부리로 갉아 넓힌 후 안으로 침입합니다.
이때부터는 더 끔찍한 살육이 벌어집니다. 안에서 일하던
어린벌까지 꿀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말벌에게 덤벼들다가 죽임을
당하고 급기야 여왕벌마저 처지하고 나면 애벌레와 꿀은 말벌의
노획물이 되고 맙니다.

세력이 약해지면 개미까지 벌통을 엿봅니다.
말벌이 한바탕 뒤지고 나가면 개미가 몰려와 청소를 시작하고
하루 이틀이면 벌통은 죽음의 성이 됩니다.
애초에 벌을 치지 않았으면 모를까,
아무리 약육강식이 자연의 이치라고는 하지만 약자가 목전에서
약탈당하는 걸 팔짱을 끼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파리채로 말벌을 두들겨 패는데 한편으로는 불살생을
해야할 수행자로서 벌치기도 참 못해먹을 일입니다.

벌통 앞에서 파리채를 휘두르다보면 간혹 애꿎은 꿀벌까지
희생되곤 합니다. 이때 성난 꿀벌들이 마구 달겨듭니다. 말벌한테는
꼼짝 못하면서 사람한테 화풀이를 하는 것입니다.
하필이면 얼굴이나 머리를 쏘아대는 통에 어제도 턱밑을 보기좋게
한 방 쏘이고 아이고 모르겠다 도망쳐 나오고 말았습니다.
벌통만 가져다놓으면 절로 꿀이 얻어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뭐든 직접 해봐야 꿀 한 방울이 얼마나 힘들게 모아지고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올해는 유난히 야생벌이 많이 발견됩니다. 숲에 오갈 때
스프레이 방충제 하나 챙기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1337   9월 21일 금요일 11시 10분 EBS 하나뿐인 지구.  도연 2012/09/20 3075 838
1336   어머니 기일忌日이었습니다.  도연 2012/09/19 4380 1300
1335   태풍에 망가진 연탄  도연 2012/09/18 4045 1216
1334   다리  도연 2012/09/18 3286 948
1333   <고갱>이 그린 <황색예수>를 그리다.  도연 2012/09/17 3637 1182
1332   손수 집짓기.  도연 2012/09/17 3376 938
1331   처음 듣는 벌레 울음소리,  도연 2012/09/15 3311 827
1330   행복  도연 2012/09/14 3669 1063
1329   법당 짓기 시작했습니다.  도연 2012/09/13 3750 1159
1328   들판에는 벼베기가 시작되고,  도연 2012/09/10 3315 1045
1327   초등학교 친구 은종이  도연 2012/09/09 2837 936
1326   월동준비  도연 2012/09/08 3145 940
1325   세상과 소통하기.  도연 2012/09/01 3104 964
1324   나무는 바람을 기다립니다.  도연 2012/08/30 3235 950
  또 다시 말벌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도연 2012/08/21 3216 792
1322   요즘은 <강남스타일>이 대세라는군요.  도연 2012/08/21 3511 1118
1321   아이들과 노는 시간.  도연 2012/08/20 3061 949
1320   호박꽃  도연 2012/08/20 3235 940
1319   소나무 숲의 망중한,  도연 2012/08/19 3155 975
1318   흰둥이와 회색둥이 들고양이.  도연 2012/08/12 3236 943
1317   자연&포토 003 / 매미를 지켜라.  도연 2012/08/02 3587 1022
1316   자연&포토 002 / 새끼를 업어 키우는 풍뎅이  도연 2012/08/02 3723 997
1315   도란이 구조 48 시간 경과  도연 2012/07/23 4158 1325
1314   새끼 고라니 (도란이) 이틀 째  도연 2012/07/20 3642 977
1313   새끼 고라니 구조일기  도연 2012/07/18 3590 1093
1312   아름다운 음악회  도연 2012/07/15 3319 940
1311   대한통운 택배.  도연 2012/07/11 3342 944
1310   책 소개 / 사진을 인터뷰하다 / 동아일보 서영수  도연 2012/06/22 6446 2372
1309   화이부동和而不同  도연 2012/06/22 3586 1000
1308   소쩍새도 잠못드는 걸 보면  도연 2012/06/21 3376 1071

[1][2][3][4][5][6][7][8][9][10][11][12][13] 14 [15][16][17][18][19][20]..[58] [다음 20개]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