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2-05-20 12:21:01, Hit : 4545, Vote :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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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 morning 62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



Good morning 62

앞마당에 앉아 식물들 싱그럽게 흔들리는 소리,
아카시꽃 피는 소리, 꿀벌 날아다니는 소리
둥지 속 새끼새들의 먹이 보채는 소리를
듣는 시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입니다.
... '새들은 제이름을 부르며 운다' 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지금 울고 있는 새들이 어떤 녀석들인지 한 번 적어볼까요?

어딘가에 둥지를 감추고 있는 꾀꼬리,
까치 둥지를 호심탐탐 빼앗으려는 파랑새,
추녀밑에서 새끼를 키우는 딱새,
사투리가 심한 두 종류의 울새,
풀벌레처럼 우는 숲새와 솔새,
'은쟁반에 옥구술' 굴러가는 소리가 이럴까, 호반새,
날아가는 곤충을 멋지게 낚아채는 나이스 캐처 흰눈섭황금새,
킁킁거리며 우는 벙어리뻐꾸기,
송대관의 '네박자'를 하루종일 부르는 검은등뻐꾸기,
한 번도 같은 소리로 울지 않는 되지빠귀,
현관문 위에 둥지를 튼 박새,
탁란할 뱁새 둥지를 찾는 뻐꾸기,
유치원 아이들처럼 호기심이 많은 뱁새,
앞마당을 점령한 수다쟁이 참새,
내가 목탁을 치면 경쟁자로 여기고 덩달아 나무를 두드리는 청딱따구리,
슬그머니 먹이를 먹고 가면 모를 텐데 꼭 한 마디 하고 가는 오색딱따구리,
소름끼치는 금속성 목소리로 평화를 깨는 붉은배새매,
지난해부터 오기 시작한 휘파람새 등등 입니다.

재미있는 건 새들은 가끔 경쟁적으로 울기도 하지만
대개는 남이 우는 걸 가만히 듣고 있다가 운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처럼 상대방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을 끊고 들어오며 자기 주장만 하지는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숲속의 질서를 잘 지키는 새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보다 한 수 위입니다.

사진 / 철원평야. 가로로 이어진 불빛이 DMZ 경계등이고
중심부 별은 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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