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2-03-25 07:47:29, Hit : 4256, Vote :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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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우포늪에서 맞는 아침.


오늘 아침은 창녕 우포늪에서 맞았다.
생각같아서는 야영을 하고 싶었지만 이인식님의 군불 때는 시골 방에서
부산 습지와 새들의 김경철님, 순천만의 차인환님과 '동침'했다.

저녁에는 사는 곳은 다르지만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생각들을
주고 받았다.  먼 길 나들이가 쉬운 건 아니지만 가끔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앉을 일이다.

새벽 5시, 호랑지빠귀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내가 사는 곳이라면 4월 중순이나 되어야 오는 녀석인데 선발대가
먼저 도착한 것이다.  이녀석들이 내가 사는 곳까지 올라오는 녀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호랑지빠귀 울음소리를 선두로 여름새들은 속속 도착할 것이다.
남쪽이라도 아침 기온이 영하 3도나 된다.
군데군데 고여있는 물이 얼어있다. 그러나 멀리 호수에 잠든 노랑부리저어새와
백로와 큰기러기와 넙적부리오리, 청둥오리 같은 녀석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추위를 잊는다.
하나둘 잠에서 깬 새들은 제각기 갖고 있는 악기를 꺼내들고
연주를 시작한다. 멧새나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소금을 불고
오리류는 중금을, 철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큰기러기는 굵직한 톤으로
대금을 연주한다.

동쪽부터 붉게 밝아오면서 호수에 비친 반영도 아름답다.
마치 새들이 연주하는 무대에 붉은 조명을 비추듯 호수는 붉게 물들었다.
이 시간 아름다운 곳이 비단 이곳 뿐이랴,
해가 돋는 곳이면 그 곳이 바닷가가 됐든 산골짜기가 됐든 도회지가
됐든 달동네가 됐든 빠짐없이 아름다울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서 곳곳에서 다툼과 반목이 심하게 드러난다.
아름다운 곳에 사는 새들이 아름다운 것처럼
사람도 아름다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터넷이 연결되어 우포늪 갈대밭 사잇길에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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