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7-18 00:15:08, Hit : 3916, Vote :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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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복 더위에 연탄불 지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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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더위에 연탄불 지피고,

사나흘 내리 줄기차게 비가 내렸다.
좀 쉬엄쉬엄 내리면 앞마당 포행이라도 할 텐데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남쪽에는 폭염이 계속되고 해수욕이 한창이라지만 나는 눅눅한 집안을
말릴 셈으로 저녁에 연탄불을 지폈다.

한낮이 되자 비가 그치고 반짝 해까지 났다.
컨테이너라는 게 원래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구조물이어서
연탄불에 햇볕이 더해 금세 한증막이 되었다.

따뜻한 방바닥에 빨래 말리면 좋겠다 싶어 법당 방석을 모두 들어내
빨아 널었다. 연탄불이 꺼지는 시간에 알맞게 빨래도 뽀송뽀송하게
말랐다.
반짝 햇살은 금방 사라졌지만 새들은 축축했던 깃털이 말끔해진 모습으로
부지런히 먹이통을 드나든다. 먹이통에도 곰팡이가 껴 청소를 한 후
마른 먹이로 바꾸어 주었다.  

산삼 캐는 H씨가 점심 공양으로 칼국수 재료를 준비해 왔다.
비설거지 하느라 아침을 늦게 먹었지만 고마운 마음에 꾸역꾸역
한 그릇을 다 비웠다.

한두 번 선발대(?)로 다녀간 적이 있는 서울의 산삼 캐는 어떤 남자는
산삼 캐는 동호회 여섯 명인가를 데리고 와 산을 뒤지다가 내려갔다.
나홀로 슬슬 다녀야지 그렇게 여럿이 다니면서 산을 망치면 되겠느냐, 고
잔소리를 해줬는데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하나나 둘이 조용히 다니면 될 걸 야생화 동호회니 약초 동호회니 하여
우루루 무리지어 다녀야만 ‘활동’의 의미가 있는 건 아닐 테니 말이다.

큰길에서 건너오는 다리가 넘치도록 계곡은 폭포수가 되어 흐른다.
덕분에 숲에는 도회지의 열대야라는 게 없다.
현재 시간 밤 12시, 바깥 기온은 영상 20도로 쾌적하다.
내일은 계곡에 내려가 폭포수에 멱이라고 감아야겠다.

남쪽에는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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