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9-13 23:23:51, Hit : 4147, Vote :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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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내내 갇혀 지내다보니 어느새 가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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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갇혀 지내다보니 어느새 가을이네,

지난 여름은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하며 보냈다. 기왕 쓰는 거
좀 제대로 된(?) 책 한 번 써보자고 욕심을 내긴 냈는데 아직도 용을
쓰는 중이다.
오라는 곳도 많고 가라는 곳도 많지만 그러지 못했다.
여기저기 문병 가야할 곳, 경조사 등등 죄송하게도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고가는 사람들 맞느라 중간중간 맥이 툭툭 끊겨 진도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어떤 날은 단 한 줄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여름새들은 하나 둘 번식을 마치고 숲을 떠나 남쪽으로 향했다.
며칠 전까지 지줄거리던 꾀꼬리마저 길을 떠났는지 숲에는 소쩍새 우는 소리만
쓸쓸하다. 밤 기온이 영상 10도까지 내려가 쌀쌀하고 풀벌레 울음소리는
한층 청아하다. 새들 울음소리가 풀벌레 울음소리로 바뀐 것처럼
여름꽃이 물러가고 가을꽃이 자리바꿈을 하는 중이다.
황금색으로 바뀐 들판에서는 농부들의 벼베기가 시작되었다.

벚나무와 뽕나무와 산복숭은 벌써 낙엽이 지기 시작했다.
많은 열매를 맺느라 사력을 다한 까닭이리라. 뽕나무 밑에는 백 개는
넘지 싶은 뽕나무 묘목이 절로 자라는 중이다.
여름내 잘라 먹었던 취나물과 씀바귀도 겨울을 준비하느라
꽃잎을 흩뿌리고 있다. 알게 모르게 피던 이질풀과 잔대꽃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11인승 스타렉스 승합차도 마련되었다.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처분한 돈과 도연암 벌꿀 판매수익금을 합하고
일부는 할부를 적용하여 ‘용감하게 질러’ 버렸다.
승합차 덕분에 노보살님들을 편하게 모시고 오거나 아이들과 오붓하게 이곳저곳
견학도 갈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철원 들판으로
두루미를 보러가기도 하고 문화유산 답사, 생태투어 등 다양한 활동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부처님께서 내맘대로 쓸 수 있는 넓은 터까지 마련해 주셔서
나무와 들풀과 새와 곤충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생태학교>를
만드는데 한걸음 성큼 다가서게 되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손에서 일을 줄이라고 했는데
부처님께서는 내가 아직은 더 부려먹을 만한지 자꾸 일거리를 안겨 준다.
일을 하던지 안 하던지 사람이 죽는 건 마찬가지이니 빈둥거리며 사는 것보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 죽는 편이 훨씬 낫다는 가르침일지도 모른다.
나는 요즘 밤마다 나무를 심는 꿈을 꾼다.
땅고르기를 마치면,
산사나무, 피라칸사스, 팥배나무, 작살나무, 쪽동백, 측백나무, 뽕나무,
향나무, 향선나무, 붉나무, 노박덩굴, 두충나무, 단풍나무, 윤노리나무,
참느릅나무, 마가목, 말체나무, 박태기나무, 사철나무, 낙산홍, 누리장나무, 아그배나무,
산딸나무, 산수유, 오리나무, 회화나무, 주목, 야광나무, 때죽나무... 등등
새들이 좋아하는 온갖 열매 맺는 나무를 심을 것이다.

요 며칠은 오목눈이가 부쩍 무리지어 오간다.
새들도 눈치를 채고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 모양이다.
여러모로 마음을 열어주시고 후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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