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2-02-10 00:54:55, Hit : 3358, Vote : 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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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미 도래지에서 낚시대회를 한다니.


.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서울낚시연합회는 이번 2월 12일 (일요일) 철원 토교저수지에서 얼음낚시대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낚시꾼들이 취미생활에 왈가왈부할 건 못되지만
하필 천연기념물인 수백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 독수리,
특히 20만 마리나 되는 쇠기러기가 월동하는 곳으로 낚시대회 장소로 정했을까.  
사실 토교저수지는 낚시꾼들에게 물 반 고기 반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물고기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더불어 민통선 안쪽이라는 데 대한 신비로움이
강한 집착으로 작용한 듯하다.

두루미의 고장, 청정철원을 표방해온 철원이 민통선 안쪽 두루미 도래지에서의
낚시대회를 허가한 것은 이웃 도시인 화천군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화천은 해마다 겨울 산천어, 빙어낚시축제를 개최하여 ‘짭짤한 재미’를 본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또 대규모의 자전거 대회를 유치하여 각광을 받기도 했다.
화천군의 성공스토리에 고무되어 철원군도 다슬기 축제 같은 비슷한 축제를
열기도 했다. 시쳇말로 미투(Me Too) 상품이다. 남이 장에 간다니까 동장군을
지고 따라가는 겪이다.

두루미의 고장이며 청정철원을 내세웠다면 요즘 대세인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를
생각할 수는 없었던 걸까. 철원군은 낚시대회를 통해 토교저수지에 외래어종을
골라내겠다고 했지만 이는 어처구니 없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외래어종을 줄이려면 조용히 그물질을 하면 될 것이다.
낚시대회가 주민소득에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한 번 따져보자. 당일 입장료를 1인 5만 원으로 넉넉하게 책정했다고 치자.
1천명이 입장한다고 하니 5천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단기적인 이익 5천만 원과 새들이 쉬는 고요한 호수를 뒤흔들어
철새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장기적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이익을 낼 수 있는
청정철원의 이미지와 맞바꿀 만큼 수지收支(수입과 지출)가 맞는 계산일까.
기업이라면 이런 적자 제안을 내 직원은 사표를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한편으로 생각하면 철원을 살리려고 고육지책 생각해낸 아이디어였을 테니
측은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환경사업은 단 시간에 승부가 나는 쉬운 사업이 아니다.
자연을 배려하고 자연과 함께 하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결코 짧은 시간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대지와 강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낙원으로 변화하겠는가.

철원에는 두루미 보호협회도 있고 조류보호협회도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런 단체에서는 숨을 죽이고 있다. 혹시라도 이런 단체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지
철원군청 앞에 가보았지만 예상대로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철원군의
지원을 받는 관변단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낚시대회 소식을 들은 후 나는 며칠 간 고심한다.
혼자라도 나서서 낚시대회 반대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해야 마땅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있어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yes 라고 말하거나 모두가 no 라고 말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더는 비겁해지지 않기 위해 일요일 아침 나는 검문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로
작정했다.

사진 / 잠자리인 토교저수지로 날아가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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