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1-17 00:42:16, Hit : 4193, Vote :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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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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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아침부터 근처 농장에서 굴삭기 작업하는 소리가 들린다.
엄동설한에 무슨 공사를 벌였나 싶었더니 구제역으로 감염된 돼지를 묻기 위해
커다란 구덩이를 파는 중이었다.  
밤 10시까지 사람들이 돼지 모는 소리와 돼지들 비명소리와 굴삭기 굉음이
뒤엉켜 아비규환, 지옥이 따로 없는 잔혹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새끼를 뱃거나 새끼를 낳았거나, 크거나 작거나 어미 새끼 가릴 것 없이
산채로 매몰되는 돼지들,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돼지들,
킬링필드며 아우슈비츠가 이렇게 끔찍했을까.
  
먹기 위해 도살되는 죽음과 산채로 매장되는 죽음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연 슬픔의 경중을 저울질 할 수는 있는 걸까.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의 진실은 무엇일까.
산채로 묻어야 하는 가축이 불쌍해서일까 아니면 경제적 손실 때문일까.
‘자식같다’는 말은 또 얼마나 위선적인가.
하루종일 머릿속은 혼돈의 연속이다.

수백 수십 만 마리의 소와 돼지와 닭과 오리를 산채로 땅에 묻는 잔인함에 대해
우리 모두는 공범이다.
적게 먹고 쓸 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간사한 입 즐겁자고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재앙은 준비됐었다.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모든 생명체가 살기 위해 먹는데 반해
유일하게 인간만은 오로지 먹기 위해 산다.

그대는 어떠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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