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1-22 00:59:13, Hit : 3694, Vote :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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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이렇게 맑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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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렇게 맑았었구나.

삶은 개구리 신드롬 Boiled frog syndrome,
개구리를 따뜻한 물에 집어넣으면 놀라서 튀어 나오지만
개구리를 찬물에 집어넣고 열을 가하면 물이 뜨거워져도 달아나지 않다가
결국 죽어버린다는.

나의 눈眼도 그랬다.
원거리를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물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고 혼탁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시력이 나빠져 생기는 당연한 현상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눈을 방치하고 유기한 결과다.

지난 월요일 조승호 박사님의 배려로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하여
3박4일 수술치료를 받았다.
'일주일은 계시라' 는 걸 '고요한 나의 비밀의 정원' 이 그리워 서둘러
돌아왔다. 앞으로도 여러 날 병원을 드나들어야 하고
많게는 두 달까지 안대를 하고 안정을 취해야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단다.

당분간 칫솔질도 금하고 쿵쿵거리며 걷지도 말고 힘든 일도 하지 말고
무거운 걸 들지도 말고 한 달 동안은 세수도 하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지만
안대를 살짝 쳐들고 바깥을 엿보니  
흑백에서 컬러로 바뀐 것처럼 맑고 선명한 세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아아, 세상이 이렇게 맑았던 거였다.

늘그막에 나는 심봉사처럼 눈을 뜨고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했네,

병원에 있는 며칠 동안 공부가 많이 되었다.
염치없이 민폐도 끼쳤다.
두루두루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합장.

사진 / 나뭇가지에 앉아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되새 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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