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1-29 19:46:30, Hit : 3947, Vote :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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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의 종결자, 흰꼬리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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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종결자, 흰꼬리수리.

역시 '흰꼬리수리' 답다.
우리나라에서 맹금류 흰꼬리수리는 참수리, 수리부엉이 등과 더불어
상위 포식자(捕食者 predator) 1순위에 속한다. 물론 말똥가리와 매, 올빼미나
황조롱이도 포식자에 해당하지만 흰꼬리수리와 수리부엉이에게는 어림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들과 견줄 수 있는 포유류로는 삵이 유일하다.
그러나 삵이 장갑차라면 말똥가리와 매는 팬텀F5에 해당하고
흰꼬리수리와 수리부엉이는 스텔스 전폭기에 비견된다.  
당연히 삵은 이들과 '게임'이 될 수 없다.  

검독수리나 흰꼬리수리는 두루미와 같이 덩치 큰 조류도 공격한다.
두루미가 이동하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낙오되거나 약한 녀석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BBC 자료에서 본 적이 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어린 녀석이라도
독수리가 물고 있는 먹이를 빼앗기 위해 덤벼들 만큼 용맹스럽다.
강이나 호수에서 무리지어 쉬고 있는 기러기나 오리들이 한꺼번에 갑작스럽게
날아오를 때에는 어김없이 흰꼬리수리가 등장한다.

마치 코브라 헬리콥터나 스텔스 전폭기가 기습한 것처럼 새들은 혼비백산
달아나기에 바쁘다. 그러나 녀석들은 사자나 호랑이처럼 호들갑스럽고 숨가쁘게
사냥하지 않는다. 그저 느긋하게 비행하면서 달아나는 새들을 번뜩이는 눈으로 탐색한 후
만만한 녀석을 골라 급강하 하여 낚아채면 그만이다.

먹이터에서도 이들은 절대로 서두르는 법이 없다.
멀찌감치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동정을 살피다가 사람들이 독수리에게 먹이를
공급할 때 천천히 등장한다. 독수리들이 먹이를 서로 먹겠다고 아우성이지만
녀석은 여유만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독수리가 차지한 먹이를 충분히
빼앗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녀석은 민첩하기 때문이다.
흰꼬리수리의 등장에 수백 마리의 독수리 무리는 순식간에 '위계질서'가 무너진다.
흰꼬리수리가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며 공격하면 놀란 독수리가 입에 물었던 먹이까지
뱉어낼 만큼 흰꼬리수리는 가히 '하늘의 종결자' 답다.

그래서 이들이 '출몰'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수 많은 사진가들도 덩달아 출몰한다.
상위 포식자로서의 '포스'가 장난 아니기 때문이다.
독수리떼 위로 유유히 비행하는 흰꼬리수리를 겨냥한 '대포렌즈'들의 셔터가
벌컨포처럼 작렬하면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들뜬다.
유명한 전투기에는 하나같이 매나 독수리 이름을 붙여졌고
예로부터 독수리 깃털 장식을 좋아하고 독수리 문양을 하는 걸 보면
인간은 누구나 독수리처럼 강하고 싶은 욕구본능이 있는 모양이다.

하늘의 종결자 흰꼬리수리처럼,
느긋하게 그러나 비겁하고 비굴하지 않게
한편으로는 용맹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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