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3-23 14:12:17, Hit : 3437, Vote :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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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숙도, 고니들이 모두 돌아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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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 고니들이 모두 돌아갔네,

을숙도에 머물던 큰고니들이 모두 북쪽 고향으로 돌아갔다.
많을 때는 3천 마리나 되던 녀석들이 바다를 하얗게 차지하고 있었는데
드문드문 오리들만 오갈 뿐 바다가 휑하다.
워낙 덩치가 큰 녀석들이라서 떠나간 자리는 더 크게 느껴진다.  

새들이 먼 거리를 목숨을 걸고 이동하는 까닭은 기후와 먹이 때문이라고
알려졌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희망’ 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 인간이 여행할 때처럼 새들 역시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한
지적 성장과 생존능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목적하는 곳에 도착하여 짝을 맺고 둥지를 장만하고 새끼를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새들은 수천km 씩 애써 날아갈 이유가 없다.  

집도 절도 없이 다니는 운수납자雲水衲子가 아니고서야
돌아갈 곳이 없다면 삶의 희망이 밑바닥부터 사라진 느낌일 것이다.
외출한 후, 여행을 마친 후, 퇴근 후 돌아갈 집이 없다고 상상하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이번 일본에서 일어난 진도 9.0의 무서운 강진과 해일로 30만이 넘는 사람들이
돌아갈 집과 터전을 잃어버렸다. 이런 비극을 보면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새삼스러웠겠다.

지구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도요새 같은 새들을 나그네새라고 한다.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는 법이 없다.
남쪽에 도착했다 싶으면 다시 돌아갈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류’ 역시 새처럼 ‘유목민’이었는데
새들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저렇게 높게 짓지?
--왜 저렇게 막지?
--뭘 저렇게 만들지?
--왜 저렇게 싸우지?
새들은 의문이 한둘이 아니다.
‘처음처럼’ 오가며 살면 지진 걱정도 없고 해일 걱정도 없고
전쟁 걱정도 없을 텐데,
돌아갈 곳이 있고 소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행의 싹이 튼 거라고
새들은 이구동성일 것이다.

너무 멀리 와 버려서 다시는 처음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새들에게 말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원자력으로 얻는 전기가 전체 전력 생산량의 30퍼센트라고 하니
가정에서든 사업장에서든 전기를 30퍼센트만 줄이면 원자력 발전소는
박물관으로 바꿀 수 있고 원자력 발전소 폐기하라고 시위하지 않아도 된다.

새들 편에서 보면 사뭇 간단한 일인데,

한달 전 사진 / 을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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