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1-07-16 15:24:26, Hit : 3735, Vote :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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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계속되는 날씨에도,



.
장마는 계속되어도 새들은 오간다.

벌써 며칠 째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중이다.  
새로 나올 책 원고 마무리 하느라 두문불출 나만 바쁜 줄 알았더니
숲도 덩달아 변화무쌍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새들은 먹이를 먹으러 오고 매미도 질세라 울어대고
얇디얇은 종잇장 같은 날개를 가진 호랑나비와 제비나비는 비가 퍼부울 때는 좀 쉴 일이지
동분서주 날아다니고 있다. 더러 몇 마리는 비를 피할 목적인지 법당에 들어와
쉬는 녀석도 있다.

올 여름 인공둥지에서는 참새가 가장 많은 개체를 번식한 거 같다.
집단행동을 하는 녀석들이라 그런지 유난히 많아 한 번에 오십 마리는
넘게 먹이터로 몰려온다. 하루에 한 되씩 공급되는 볍씨가 부족할 지경이다.
싸라기는 새들이 먹고 남기면 곰팡이가 나고 썩어버리지만
볍씨는 새들이 먹고 남겨도 잘 썩지 않아 새들 배탈 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특별식으로 해바라기씨앗을 배식했다.

볍씨를 먹지 않는 곤줄박이와 박새는 땅콩이나 잣을 달라고
비에 젖은 채 창문가 나뭇가지에 우두커니 앉아있어 측은지심에 잣을 내주지 않을 수 없다.
녀석들이 나로 하여금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비가 계속되는 날씨에도 꽃들은 피고 진다.
비가 그칠 때 피었으면 좋으련만 그러다가는 꽃이 피는 시기를 놓치기 때문에
악천후에도 꽃을 피우는 모양이다.
이질풀, 꿩의다리, 으아리, 원추리, 기린초가 꽃을 피웠는데
연일 내리는 비로 하나같이 축 늘어져 볼품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새들 먹이로 가져다 놓은 옥수수에 싹이 돋았기에 함부로 뿌려놓았더니
기회는 이때다 싶게 뿌리가 나고 새순이 돋았다.  
흙에 뿌려진 것들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돌 위에 떨어진 것들은 기를 쓰고
흙을 찾아 뿌리를 내리고 있어 안쓰럽다.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 흙으로
던져놓았는데 계속 내리는 비 덕에 뿌리 내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뿌리를 내렸다고 해서 시기적으로 열매를 맺지는 못할 거 같아
옥수수에게 미안하다. 차라리 묵혔다가 내년 봄에 뿌려줄 걸 그랬나 싶다.

궂은 날씨 때문에 빨래는 해놓고도 널지 못했다. 비가 그치면 한 번 더 돌려
널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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