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11-29 01:19:07, Hit : 4684, Vote :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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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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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아랫녘 내려가는 고속도로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뉴스를 들었다.
전쟁이 시작된 걸까, 전쟁이 시작된 거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휴게소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수시로 시비를 걸어왔는데도
설마설마 하다가 우리는 오늘도 앳된 병사 둘을 제물로 바쳤다.
작금 ‘국가’는 목하 포격 당한 책임을 서로에게 물으며
목청을 높이거나 탁상공론 중이다. 우리 쪽 무기는 뭐가 몇 대가 있었는데
고장이 나고 안 나고, 포는 몇 발을 쏘았고 아군 몇이 전사하고 민간이 피해가 어떻고,
장난감 총 가지고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닌데,
허둥지둥 우왕좌왕 안팎으로 패닉panic(공포와 공황) 상태다.

북한에 비해 우리가 질적으로 우세한 무기를 갖고 있다는 말도
‘자주국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도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속수무책일 수 있겠는가.
북한이 공격무기를 10개 갖고 있고 10만 특수군이 있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준비해야 하고,    
북한의 해안포가 바위굴에 숨어 서울과 인천 등 남쪽을 향하고 있다면
유사시 북한의 해안포를 궤멸시킬 무기를 연평도에 배치해야 하는 게
진정한 ‘국가이며 국방’ 아닌가.
총을 들이대고 있는데 ‘진짜 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니
이렇게 허술한 대처가 과연 연평도에 국한될 뿐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중국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해 ‘양측이 냉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냉정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그 동안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 이 만큼 살게 되었으니 지금보다는 조금 어렵게 살더라도
총 한 자루 포탄 한 발 더 준비하는 게 냉정하고 현명한 생각은 혹시 아닐까.
그것이 누구 말마따나 ‘미국의 엉덩이 뒤에서 나와’ 자주국방을 이루는 일이 아닐까.

불가佛家에서는 일어나는 모든 일에 ‘나’부터 돌아보라고 이른다.
원인은 늘 ‘나’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인자무적仁者無敵, 지혜로운 자에게는 감히 적이 대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살다보면 우리는 때때로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분노와 슬픔은 나의 지혜롭지 못한 결과에서 온다.
분노의 원인과 슬픔의 원인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 속에서 ‘지혜의 부재’를 발견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산 정상에 오른 것을 ‘정복’했다고 한다.
정말 산이 정복당했는가...?
개미 한 마리가 높은 나무 위에 올랐다면
나무가 정복당한 것인가...?
우리는 이렇게 어리석다.
친구가 되기보다는 뭐든 정복하려 든다. 그래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총칼 없이 상대방의 친구가 되는 지혜로운 지도자,
어디 없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어서어서 ‘미륵불’이 오시기를 갈망하고
곳곳에 미륵불 돌부처를 세우는 모양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미륵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알아들을 사람만 알아들으시라.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총칼도 대포도 사람들의 이기심도 영원히 덮어버렸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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