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12-03 09:44:48, Hit : 4466, Vote :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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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고양이에 대한 무지無知,



들고양이에 대한 무지無知,

가슴 먹먹히 보낸 일주일이었다.
전쟁이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자동차에 식량과 옷가지를 싣고 남쪽으로
피란을 가야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 포탄이 떨어진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든 단언할 수 없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게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걱정거리며 화두가 되었다.
연평도를 탈출한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전시와 재난에 대비한
국민 매뉴얼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정부의 대처방식은
불행히도 신뢰할 수 없다. ‘정부는 국민의 재산과 인명을 보호할 능력이 없으니
각자 알아서 하라‘는 것 같아 전쟁이 일어나면 꼼짝없이 죽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지 싶다.

북한의 미친 행태는 이미 알려진 게 너무 많아 새삼 거론할 것도 못 되지만
날아온 포탄 잔해를 집어 들고 재질이 어떻고 살상능력이 어떻고
한가롭게 미주알 고주알 따지는 사람들에게 나는 더 분노한다.
이건 뭐 얻어터질 때마다 참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참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성난 사람들 입에서 ‘아이고 병신들’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꿩이란 놈은 참 미련해요, 공기총을 맞고 한 놈이 쓰러져도
다른 녀석은 계속 먹이를 먹고 있는 겁니다.
사냥꾼 얘기에 웃을 일이 아니다.
교전이 일어나 젊은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어도 사람들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금강산 관광을 서두르고 북으로 쌀과 시멘트를 보내고
태연히 먹고 마시고 음주가무飮酒歌舞는 계속되었다.
한 마디로 총 맞아 죽은 놈만 불쌍하고 가족들만 억울한 거였다.

‘나의 비밀의 정원’에서도 거친 들고양이와 거의 매일 전쟁 중이다.
한 마리만 다니는 줄 알았더니 두 마리가 더 있다. 지난 여름
커다란 잿빛토끼를 물어 죽인 녀석도 다시 나타났다.
겁을 주어 내쫓아도 그 때 뿐이다. 오늘은 먹이를 먹던 멧비둘기 한 마리가 희생당했다.
사방이 고요하고 인기척이 없으면 뱀처럼 살금살금 모습을 드러낸다.
평화롭게 먹이를 먹던 새들은 고양이의 등장만으로도 혼비백산 달아나기에
바쁘다.  

따지고 보면 고양이를 끌어들인 것도 모두 내 탓이다.
새먹이를 먹거나 쓰레기를 뒤지는 걸 보고 측은한 마음에 고양이 먹이를 따로
놓아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그러다가 한두 마리씩 숫자가 늘어나고
놓아준 먹이가 떨어지자 배가 고픈 고양이는 새들을 신선한 음식으로 여긴 것이다.
먹이가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 참치통조림도 놓아주고 소시지도 놓아주었지만
그러나 고양이에게는 눈 앞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공격하도록
DNA가 프로그램 되어 있는지 위협은 줄어들지 않았다. 때로는 ‘장난삼아’
새들을 잡아 갖고 놀기도 한다.

고양이와 새와 내가 서로 친구가 될 수는 없는 걸까.
문제는 내가 고양이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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