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6-04-29 07:14:18, Hit : 1849, Vote : 722
 http://hellonetizen.com
 2016_04_29_07.18.58.jpg (198.9 KB), Download : 22
 2016_04_29_07.18.35.jpg (155.6 KB), Download : 22
 보금자리를 정한 흰눈썹황금새.



.
--깜짝이야, 벌레 물은 줄 알았잖아!
그러니까 제비처럼 고향을 찾아온 <흰눈썹황금새>는 창문밖에
매달아 놓은 인공둥지를 차지하고 보금자리 꾸미기에 여념이 없으렷다.
이틀 전만해도 이 둥지는 곤줄박이가 점찍어 놓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흰눈썹 부부가 빼앗은 것이지요. 둥지를 차지한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벌레를 물고 들어가나 했습니다. 벌레를 물었다는 것은 새끼가
부화했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망원렌즈로 촬영해보니 벌레가 아니라
둥지재료였습니다.

텃새와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고향을 찾아온 새들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얼른 생각하기에 텃새가 이길 것 같지만 아닙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으며 목숨을 걸고 날아온 녀석들이니 용감할 수밖에 없고 번식이라는
절대절명의 거를 수 없는 생물학적 욕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까치의
둥지나 딱따구리의 둥지를 빼앗아 번식하는 파랑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나는 텃새들이 '진다'는 것보다 '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새들에게 텃새들은 둥지를 양보하는 것이지요. 양보가 아니면 애써
차지한 둥지를 순순히 내줄 이유가 없겠습니다.

--그래, 우리는 토박이여서 이곳 사정을 훤히 알고 있으니 재들 살게 하고
다른 곳을 찾으면 될 거야.
박새와 곤줄박이는 서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요.
그나저나 요 녀석들 정말 예쁘지 않나요? 번식기 때는 고양이나 뱀의 접근을
차단하며 망을 보는 것도 내 몫입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수고의 보답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사진=노랑이가 수컷.





1701   조각가처럼 덜어내기.  도연 2017/02/15 1268 343
1700   주말 산새학교 프로그램.  도연 2017/02/14 1095 355
1699   2017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도연 2017/01/26 1304 386
1698   강정효 사진전 마칩니다.  도연 2016/12/16 1444 468
1697   강정효 초대 사진전 / 제주 그 아름다움과 슬픔에 대하여.  도연 2016/12/02 1403 582
1696   조신호 초대 작품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도연 2016/12/02 1454 464
1695   조신호 초대 작품전.  도연 2016/11/18 1498 451
1694   책 읽는 즐거움.  도연 2016/11/06 1548 513
1693   최순실 폭풍으로 나라는 어지럽지만  도연 2016/11/02 1560 553
1692   이대 생명과학부 미래학자들 방문.  도연 2016/10/17 1575 541
1691   50원 짜리 동전과 5엔 짜리 동전.  도연 2016/10/01 1538 450
1690   한가위입니다.  도연 2016/09/16 1517 545
1689   그새 9월입니다.  도연 2016/09/03 1668 593
1688   어떻게 살 것인가.  도연 2016/08/14 2661 606
1687   도연암 계곡물이 철철,  도연 2016/07/25 2074 783
1686   일본 왔습니다.  도연 2016/06/27 2362 854
1685   엄마 쟤는 누구야? <5>  도연 2016/06/11 2504 960
1684   엄마 쟤는 누구야? <4> 왕눈이 하늘다람쥐  도연 2016/06/07 1991 813
1683   참새 가족의 목욕 <3>  도연 2016/06/03 1886 771
1682   엄마 쟤는 누구야? <2> 딱새  도연 2016/06/03 1802 679
1681   엄마, 쟤는 누구야? <1> 붉은배새매  도연 2016/06/01 2052 820
1680   이현종 철원군수 갤러리 방문.  도연 2016/05/21 1888 744
1679   부처님오신날 행사 원만히 마쳤습니다.  도연 2016/05/21 1717 696
1678   갤러리 108 내부 작업.  도연 2016/05/11 1839 706
1677   갤러리 108  도연 2016/05/06 1875 759
1676   kbs1 숨터. 도연암. 다시 보기입니다.  도연 2016/05/02 2347 807
  보금자리를 정한 흰눈썹황금새.  도연 2016/04/29 1849 722
1674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접수합니다.  도연 2016/04/19 1788 686
1673   봉순이가 화포천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도연 2016/04/19 1770 613
1672   바깥 화장실 지었습니다.  도연 2016/04/01 1794 603

[1] 2 [3][4][5][6][7][8][9][10][11][12][13][14][15][16][17][18][19][20]..[58] [다음 20개]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