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06-11 10:56:59, Hit : 4931, Vote : 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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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을 활짝 열고,



창문을 활짝 열고,

활짝 열 창문도 변변치 않았다.
손바닥만한 창문마저 쇠창살로 막힌 컨테이너 숙소는 특히 여름이면
더 숨이 막힌다. 큰 맘 먹고 ‘대공사’를 시작했다.
우선 차방 창문부터 뜯어냈다. 솜씨 좋은 사람들에 의해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뚝딱 커다란 창문이 하나 만들어졌다. 창문 높이는 앉아서 팔을 고이고
밖을 내다볼 수 있을 만큼 낮게 했다. 이제는 앉아서도 먹이를 먹으러 오는
새들과 다람쥐와 꽃이 피는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바깥 나뭇가지에 등을 하나 걸었더니 불을 켜지 않아도 방이 환하다.
커다란 창문으로 은빛 가득 달님이 들여다볼 것을 생각하며
나는 벌써부터 향기로운 차를 우려낸다.
붉나무 그림자도 방 안으로 들어왔다. 소쩍새 울음소리도 방 안으로 들어왔고
새벽이면 되지빠귀, 뻐꾸기, 호반새의 청아한 울음까지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와 한바퀴 공명을 일으킨 후 산으로 돌아갔다.
바깥 세상이 고스란히 초대되는 것이다.

창문 하나에 갑자기 눈이 즐겁고 귀가 행복해졌다.
세상을 향한 창문도 활짝 열고 소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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