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06-28 13:07:32, Hit : 5102, Vote :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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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도 그만하면 됐다,



축구도 그만하면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우리나라
축구 월드컵 팀이 우르과이 팀에게 2대1로 패해 8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잘했다.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우르과이 팀이 아닌가. 시종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도 우리는 다 알고 있고 거기까지만 해도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으니 선수들은 더는 울지 말기를.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스무 살 남짓 앳된 젊은이들의 선전으로 우리는
맘껏 기뻐했고 세계를 놀라게 하지 않았던가.

위대한 패배.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술이나 신체조건이 서양 사람들에 비해 취약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 이겼다는 것만큼이나 기분을
상승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졌다고 하여 치욕이네, 억울하네 하는 단어를
쓰는 것도 옳은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새들이 어디 경쟁을 하던가.
새들은 서로 빨리 높이 날거나 서로 ‘많이’ 차지하겠다고 경쟁하지 않는다.
그저 제 살만큼 만 먹고 가질 뿐이다. 배 부르면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것으로 만족한다.
    
잔치는 끝났다. 붉은 물결로 넘치던 거리의 잔치도 끝났다. 이제는 차분히
경기 자체를 즐길 차례다. 일희일비 一喜一悲 가 잦으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
상대편 선수들의 발재간도 감상할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한 쪽 눈을 가리고
본다. 눈이 두 개라는 것은 양편을 공평하게 보라는 뜻이다. 공평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때를 ‘왜곡’ 이라고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니까
너니 나니 좌니 우니 편가름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라, 너가 없으면 내가 없고 좌가 없으면 우가 없다. 다리 하나로 깡총강총
뛰며 걸을 수도 없는 일이고 눈 하나로만 보면 초점이 맞지 앉는다.

눈이 나빠진 걸까 노안이 오는 걸까 사물이 뿌옇게 보여 걱정했는데 안경이 오래돼
잔 흠집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뒤적뒤적 먼저 쓰던 안경을 찾아보니 안경알이
쓸만하다. 안경테도 같은 크기여서 알만 바꿔 끼웠는데도 훨씬 잘 보인다.
안경알을 바꿔 끼우는 것처럼 우리는 마음과 눈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 곳에 고정되면 마음도 눈도 피로하게 되고 바로 보거나 (正見) 정사유(正思惟)하지
못한다. 카메라에 망원렌즈도 있고 표준렌즈도 있고 광각렌즈도 있고 줌렌즈가 있는 것은
사람의 눈을 모델로 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렌즈가 초점고정식 렌즈 하나 뿐이라면
세상을 바로 보여줄 수 없을 것이다.

대체로 천적이 없는 동물은 두 개의 눈이 앞을 향하고 있다. 사람은 물론이고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 고양이 따위가 그렇고 부엉이나 올빼미, 독수리 같은
맹금류도 두 눈이 거의 앞을 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작은 새나 초식동물처럼 약한 동물은 눈의 위치가 머리 좌우에 위치하여
뒤쪽까지 볼 수가 있다.
먹는 것 보다 사방을 잘 살펴 천적을 경계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닭이 머리를 좌우로 돌려 초점을 맞추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사물을 ‘잘 보기’ 위해서다.

산에서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바깥 소식을 접하는데 그 때마다 ‘지혜의 눈’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자칫하면 대중大衆이 아니라 견중犬衆이 되기 때문이다.
마을에 낯선 사람이 들어섰을 때 먼저 발견한 개가 짖기 시작하면 다른 개들도 멋모르고
짖는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남이 짖으니까 덩달아 짖는 것이다.
한 때 ‘덩달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도 있다. 남이 하니까 나도, 남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도, 남이 그렇다고 하니까 나도...하는, 줏대 없음을 빗댄 말이다.
충분한 지식이 없으면 부하뇌동附和雷同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가, 네티즌이라는 말 대신에 ‘누리꾼’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사기꾼, 노름꾼, 협잡꾼처럼 ‘꾼’이 들어간 단어는 대체로 부정적 의미를 갖는데
요즘 인터넷을 볼라치면 눈이 어지럽다. 눈이 어지러우면 마음도 혼란스럽다.
부처님 이마에 있는 ‘지혜의 눈’을 갖지 않으면 부화뇌동, 휩싸이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솜처럼 뭐든 빨아들이는 세대는 말할 것도 없다.

축구도 그만하면 됐고 천안함도 그만하면 됐고 4대강도 그만하면 됐고,
모두모두 그만하면 됐다.
아이고,
예수님 부처님께서도 마 이제 고마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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