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07-18 13:53:10, Hit : 5788, Vote :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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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데,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데,

호반새와 되지빠귀는 꼭두새벽부터 청아한 목소리로 잠에서 깨어났음을
알린다. 새들은 주로 번식기 때 아름답게 울지만 호반새와 되지빠귀는
평소에도 경쟁하듯 잘 운다. 그래서 둘은 숲속의 으뜸 소리꾼이다.
우는 소리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새들은 점점 더 깊은 숲으로 숨는다.
한참 따라가다 보면 다시 제자리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런 녀석들이 '난 너에게 별 관심이 없다'며 무심히 내 할 일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창문 가까이 다가온다. 내가 이렇게 예쁘게 노래를 하는데
나와보지도 않고 방에서 뭐하나 싶은 모양이다.

호반새는 dmz 지뢰밭에서 가끔 관찰되곤 해서 나한테는 마냥
신비로운 새였다.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더니 어느 날부터
내가 사는 숲에서도 호반새 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하루는 마당에서 책을 읽는데 이 녀석이 불쑥 나타나 나를 놀라게
했다. 나는 너무 반가워 숨을 죽이고 녀석을 바라보지만 녀석은 반대로
태연하다.
녀석은 벌써부터 나에 대해 익숙히 알고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 후 녀석은 내 창가에 자주 등장하는 반가운 손님이 되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서둘러 날아가 도무지 촬영할 기회를 주지 않더니
이제는 카메라를 챙기고 셔터를 누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도 주고
등을 돌리고 앉았다가 셔터소리가 들리면 돌아서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창문 밖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은 가끔 봐야 반갑다.
까닭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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