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07-18 13:53:10, Hit : 6015, Vote : 1462
 DSC_0439_2.jpg (89.8 KB), Download : 103
 DSC_0447_2.jpg (83.0 KB), Download : 95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데,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데,

호반새와 되지빠귀는 꼭두새벽부터 청아한 목소리로 잠에서 깨어났음을
알린다. 새들은 주로 번식기 때 아름답게 울지만 호반새와 되지빠귀는
평소에도 경쟁하듯 잘 운다. 그래서 둘은 숲속의 으뜸 소리꾼이다.
우는 소리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새들은 점점 더 깊은 숲으로 숨는다.
한참 따라가다 보면 다시 제자리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런 녀석들이 '난 너에게 별 관심이 없다'며 무심히 내 할 일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창문 가까이 다가온다. 내가 이렇게 예쁘게 노래를 하는데
나와보지도 않고 방에서 뭐하나 싶은 모양이다.

호반새는 dmz 지뢰밭에서 가끔 관찰되곤 해서 나한테는 마냥
신비로운 새였다.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더니 어느 날부터
내가 사는 숲에서도 호반새 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하루는 마당에서 책을 읽는데 이 녀석이 불쑥 나타나 나를 놀라게
했다. 나는 너무 반가워 숨을 죽이고 녀석을 바라보지만 녀석은 반대로
태연하다.
녀석은 벌써부터 나에 대해 익숙히 알고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 후 녀석은 내 창가에 자주 등장하는 반가운 손님이 되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서둘러 날아가 도무지 촬영할 기회를 주지 않더니
이제는 카메라를 챙기고 셔터를 누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도 주고
등을 돌리고 앉았다가 셔터소리가 들리면 돌아서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창문 밖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은 가끔 봐야 반갑다.
까닭이 뭘까.





1161   먹어도 틀리고 안 먹어도 틀리고,  도연 2010/11/06 5145 1079
1160   무엇을 먹고 입을까,  도연 2010/11/06 5029 1102
1159   사진은 생각을 영상으로 말하는 작업,  도연 2010/11/02 5151 981
1158   수은주가 뚝 떨어졌다.  도연 2010/10/27 4768 1087
1157   김 감독, Coffee Barista 되다,  도연 2010/10/26 5237 1103
1156   천수만에 다녀오다.  도연 2010/10/23 5119 1266
1155   들국화 피고 새들은 돌아오고,  도연 2010/10/19 4989 1003
1154   새둥지 속에서 번식한 다람쥐.  도연 2010/10/16 5218 1159
1153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버리는 계절이다.  도연 2010/10/15 4257 1032
1152   스님 할아버지,  도연 2010/10/12 5025 1040
1151   소리꾼 범진 스님,  도연 2010/10/12 5283 1099
1150   DMZ 라이딩,  도연 2010/10/12 5770 1480
1149   집 나간 벌들이 돌아왔다,  도연 2010/10/12 4527 1130
1148   철원 태봉제, 실감고 연 만들고,  도연 2010/10/12 4748 1061
1147   아이들과 새를 보러 가다.  도연 2010/10/10 4396 1061
1146   기러기 돌아오고 가을은 깊어가고,  도연 2010/10/02 4228 1163
1145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길.  도연 2010/09/21 5315 1405
1144   동고비 한 마리도 열반에 들었다.  도연 2010/09/16 4907 1081
1143   나를 마흔 살로 아는 아이들,  도연 2010/09/08 5205 1180
1142   속가俗家 맏형님을 가슴에 묻고 돌아오다.  도연 2010/09/06 6560 1287
1141   금세 겨울이 올 것이다,  도연 2010/08/25 4838 1113
1140   나는 꽃으로 보고 멧돼지는 먹이로 보고,  도연 2010/08/23 4465 1058
1139   산사랑 원고  도연 2010/08/12 5135 1452
  새들은 날마다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데,  도연 2010/07/18 6015 1462
1137   잠시라도 방심하면,  도연 2010/07/14 4940 1115
1136   이열치열以熱治熱 땀 흘리고 충전하기,  도연 2010/07/11 5468 1582
1135   너나 잘하시게!  도연 2010/07/09 4853 1137
1134   축구도 그만하면 됐다,  도연 2010/06/28 5106 1110
1133   10 년 후 이 아이들은,  도연 2010/06/25 5146 1174
1132   돌아오고 떠나고,  도연 2010/06/23 4434 1020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 20 ..[58] [다음 20개]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