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10-10 21:03:30, Hit : 4300, Vote :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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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새를 보러 가다.




아이들과 새를 보러 가다.

--새 보러 가자!!

자전거 타자고 왔는데 자전거는 안 타고 새를 보러 가자니,
생뚱맞은 제의였지만 아이들은 순순히 따라 나선다. 아이들에게 나는 자전거 스님이며
새 스님이기 때문이다.
기러기가 온 게 열흘 전이었고 재두루미도 거의 같은 시기에 도래했는데
무려 열흘이나 늦었다. 들판으로 난 길을 씽씽 달려 해마다 맨 처음 새들이 도착하는
곳으로 향했다. 하필이면 안개가 자욱하여 관찰이 쉽지 않다.  
들판을 가로질러 마지막으로 한 곳을 더 살펴보기로 했는데 멀리 안개속에
희미하게 새들이 보인다. 늘 그렇듯 첫 대면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쌍안경 속에 보이는 녀석들은 한 가족 다섯 마리,
특이하게 어미가 셋이고 어린 녀석이 둘이다. 보통은 어미 둘에 어린 녀석이
하나에서 셋이어야 맞는데 어미 한 마리는 또 뭘까. 가족을 잃고 합류한
다른 어미일지도 모르고 지난해 태어난 어린 녀석이 성조가 되었는데도 독립하지 못한
녀석일지도 모른다. 사진을 확대하여 판독해본 결과 지난해 태어난 녀석이 맞았다.

자세를 낮추고 쌍안경을 건네받은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도 새들은 날아가지 않았다. 저쪽이나 이쪽이나
‘새끼들’ 을 데리고 나온 건 마찬가지여서 그랬을까. 이쯤이면 우리가 새를
구경하는 건지 아니면 새가 우리를 구경하는 건지 모호해진다.

새도 보고 들풀도 보고,
아이들이 커서 조류학자도 되고 식물학자도 되면 참 좋겠네,
올 겨울은 아이들과 들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사진 / 올해 처음 만난 재두루미 가족. 자전거 타는 재겸이와 수현이.
         아이들 머리 위로 나는 새들은 쇠기러기 무리.
재두루미 가족 큰 사진은 '아름다운 비행'에서 갈무리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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