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10-12 03:55:01, Hit : 4384, Vote :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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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 태봉제, 실감고 연 만들고,



철원 태봉제, 실감고 연 만들고,

철원 태봉제는 궁예가 태봉국을 세운지 1.100년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서예, 서각, 사진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포함한 주민들의 잔치인 셈인데
올해도 나는 아이들과 연을 만들어 날리고 철원의 상징인 두루미 그리기 행사를
가졌다.
지난해까지는 ‘어른고객’ 이 많았으나 올해는 아이들이 주 고객이 되어
다행스러웠다. 문제는 아이들이 복잡한 걸 싫어한다는 게 흠.
마트나 백화점이나 문방구에 가면 뭐든 완성품을 구할 수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서
아이들도 연을 만드는 체험을 하기보다는 대개 완성된 연을 요구한다.
그 중 몇몇 아이들은 도우미를 따라 직접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영민한 아이는 다른 아이를 가르치기도 한다.
그래서 도우미가 한 사람밖에 없었던 이틀째 되는 날은 영민한 두 아이에게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시켰다. 시간당 만 원.

협소한 행사 장소도 아이들이 직접 연을 만들고 날리는 체험을 하기에
원만하지 못한 것도 이유가 되었겠지만 놀이기구를 직접 만들어 놀았던
‘우리 어릴 적’과는 세상이 너무 스피디하다.
돈만 지불하면 감자칩이나 옥수수튀김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요즘에
감자나 옥수수를 따서 직접 불에 구워먹던 일은 원시인들에게서나 해당하는
호랑이 담배 먹던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바야흐로 실 감는 일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없는 일이다.
어른이 되어, 옛날 어머니와 마주앉아 실을 감던 추억을 반추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니,
아이들을 위해 연을 만든다는 빌미로 어른들이 더 즐겁다.

하늘 높이 나는 연처럼 아이들 중 몇몇은 더 넓고 높은 세상을
꿈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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