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10-26 10:19:47, Hit : 5240, Vote :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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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감독, Coffee Barista 되다,



김 감독, Coffee Barista 커피 바리스타 되다,

독립영화 만드는 김은호 감독, 틈틈이 커피 공부를 하더니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며, 맛 좋은 커피 한 잔 만들어 드리겠다며 여친까지 대동하고 와
目下목하 솜씨를 뽐내는 중이다.
알록달록 울긋불긋 물드는 단풍과 갈색 향기 커피를 마시는 일도
가을이 끝나가는 시월의 마지막 날의 風味풍미라면 풍미다.  

대개의 영화는 잠시라도 한눈 팔 기회를 주지 않는다.
몰입의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걷거나 드라이빙을
할 때처럼 여유롭지는 않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줄거리를 잘라먹기
일쑤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실 수는 없지만
영화와 커피는 무슨 상관관계라도 있는지 둘은 남 같지 않다.
커피가 연갈색이거니 진갈색인 것처럼 영화에도 색깔이 있다면 검고 붉은
색이 아니라 갈색이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커피를 마시는 것과 비교해도 큰 무리는 없겠다.

내게 ‘커피의 추억’은 초등학교 시절 Ration (미군 전시보급식품) 안에 들어있는
네모난 봉지커피에서 찾을 수 있다. 진한 갈색 커피가루에 설탕을 듬뿍 넣어
무슨 보약이라도 되는 양 아껴 마시던 추억이다.
그 후 커피에 심취했더라면 지금 쯤 커피 사업가 혹은 유명한 커피 바리스타가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사는 동안 커피는 향이나 맛을 즐겼다기보다 일상적인 茶차로
마시는 일이 茶飯事다반사 일 뿐이었다.
오가는 사람들 드시라고 법당에 녹차와 일회용 커피를 준비해놓았는데
어느 날은 방문객이 길거리에서 팔고 있는 유명회사의 상표를 흉내 낸
국적불명의 유사 일회용 커피를 사들고 왔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 후 일회용 커피를 추방하고 꽤 괜찮은 상표의, 병에 담긴 커피로
교체했는데, 그러다가 기왕이면 ‘고급스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하려는
알량한 배려로 커피를 분쇄하고 내리고 올리는 갖가지 도구가 마련된 것.

茶차 한 잔 우려마시는 일에 진득하게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것은
순간순간을 차분히 가라앉히기 위해서다. 그래야 접촉사고도 피할 수 있다.
가끔 사람들에게 접촉사고를 피하기 위해 쉬엄쉬엄 차 마시기를 권했더니
당장 ‘중이 어떻다’며 악담이 되돌아온다. 인연을 악연으로 끊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나는 여태까지의 좋았던 시간을 해치고 싶지 않아
‘인연이 다한 거 같으니 여기까지 합시다’ 해도 상대는 기어이 좋았던 시간마저
오물로 완전히 초토화 시키고서야 끝을 맺는다.

차 마시는 일이 어디 차만 마시는 일인가.
모쪼록 김 감독이 향기 좋은 커피를 뽑아낸 것처럼
향기로운 영화를 줄줄 뽑아내는 ‘영화 바리스타’ 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자에 토를 다는 것은 늘 홈페이지에 들어와 글을 읽는 자전거 도반
6학년 재겸이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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