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04-13 10:23:00, Hit : 4832, Vote :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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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다니는 H씨,


.
교회 다니는 H씨,

자전거를 타고 장에 다녀오는데 동송읍에 사는 H씨가
기다리고 있다가 반긴다. 트럭 조수석에는 커다란 금빛 찬란한 불상이
떡하니 앉아있다.
‘웬 불상을 싣고 왔느냐’고 했더니 ‘일동 계곡 어디로 나물을
캐러 갔다가 함부로 버려져 있는 부처님을 발견하고 스님이 필요하실 거 같아
모시고 왔다‘ 고 한다.
석고 불상 하나는 무릎이 깨져나갔다.

나는 ‘웬 불상을 싣고 왔느냐’고 묻는데 교회 집사 H씨는
‘부처님을 모셔왔다’고 한다. 선문답이다. 굳이 불심으로 말하자면
이 양반이 나보다 한 수 위인 셈이다.
불심은 자비심을 말한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 사랑이다.
누군가 ‘유효기간’이 지나 더 이상 쓸모(?)가 없어 숲에 버린 걸
H씨는 ‘금빛 찬란한 부처님’으로 보고 고이 ‘모시고’ 온 것이다.  

H씨는 또 ‘법당에 계신분은 누구냐’고 묻는다.
법당에...? 불상을 말하나 싶었더니 그게 아니고 누가 아까부터
염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헐...(요새 아이들 표현을 써봤다. 어처구니 없다는 뜻)
장에 가면서 염불 씨디를 은은하게 틀어놓았더니 H씨는
내가 기도하는 걸로 알고 방해가 될까봐 밖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면서, 기웃거려보니 스님은 안 보이는데 염불소리는
나고, 누워서 하시나? 오늘은 왜 이렇게 기도를 길게 하시나 했다네.
또 한 번 헐...
이만하면 언어도단이다.

나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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