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0-05-04 09:56:31, Hit : 4366, Vote :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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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피고 새들 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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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새들 돌아오고,

‘나의 비밀의 정원’ 의 게으른 벚꽃은 이제야 피기 시작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낮은 기온까지 계속되었고 일조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골짜기 마다 산벚꽃도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라 볼만하다. 지금쯤 설악산 산벚나무도 장관일 것이다.
4월 중순에 아랫녘에 내려가 벚꽃을 보고 왔으니 나는 한 달 넘게 꽃구경을 하는 셈이다.
산복숭아도 만개해 군데군데 숲을 분홍물감으로 물들였다.
두 그루의 흰매화꽃이 지는 것과 동시에 창문 밖 홍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라일락도 꽃망울을 터트렸다.

새들도 속속 도착했다.
5월 1일에는 흰눈섭황금새와 유리새가 도착했고 어제는 꾀꼬리와 후투티가 돌아왔다.
오늘 새벽에는 호반새 두 마리가 안팎으로 다니며 운다. 귀향 신고다.
벙어리뻐꾸기, 호랑지빠귀, 되지빠귀는 먼저 도착했고 파랑새, 뻐꾸기, 검은등뻐꾸기,
속독새, 청호반새까지 도착하면 매일 아침 숲은 왁자지껄 소란할 것이다.  
새들은 새벽 다섯 시부터 울기 시작하는데 마당에 가만히 앉아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앞마당 자작나무에 매달린 둥지에는 곤줄박이가 다섯 개의 알을 낳고 포란 중이다.
인공둥지를 걸어주면 새들은 기다렸다는 듯 둥지 쟁탈전이 벌어지고
둥지재료를 먼저 물고 들어가는 녀석이 임자다. 둥지에는 내가 아는 이들의 이름을
붙였고 더러는 손님들과 둥지를 만든 후 이름을 써넣었다. 새들에게도 사람들에게도
부디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가올 초파일 준비로 뚝딱뚝딱 망치질에 톱질에 연일 바쁘다.
갓 따온 두릅을 데쳐 막걸리 한 잔으로 곁두리(새참)를 삼기도 했다. 모처럼 쉬는 시간을
빼앗긴 분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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