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4-08-18 09:58:32, Hit : 4059, Vote : 1420
 http://hellonetizen.com
 DSC04444_2.jpg (148.1 KB), Download : 41
 아침 저녁 선선하여 계절은 변하고.



곰돌이는 목줄에 묶인 상태에서는 오줌도 안 눕니다. 그래서 최소한
하루 한 번은 목줄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어쩌나 보려고
목줄을 20m 쯤 길게 해서 데리고 나갔지만 용변을 보지 않았습니다.
‘목줄’을 의식했거나 아니면 사람이 보는 앞에서 용변을 보기가 싫었던
까닭일 것입니다.
새벽에 부슬비가 내린 까닭도 있겠지만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맡아집니다.  

--역시 계절이 바뀌는 건 음력이 정확해!
24절기를 한 번 볼까요.  
봄=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여름=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가을=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겨울=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이구동성으로 입추가 지나니까 금세 아침 저녁 기운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이런 걸 보면 옛사람들은 참 정확하고 섬세했습니다.

한여름 비닐하우스 창고 인공둥지에서는 딱새가 번식했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알을 낳다가 여섯 개가 되자 알을 품기 시작했고
3주 쯤 지나고 새끼들이 태어났습니다. 내가 외출한 사이 새끼들은
어미를 따라 둥지에서 나왔고 오늘 아침에는 어미와 구분이 안 될 만큼
자란 새끼들이 어미를 따라다니며 먹이를 얻어먹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어미처럼 아름답게 울지는 못하지만 색깔이며 크기며 꼬리를
까딱거리는 것까지 어미를 닮았습니다.

딱새 어미는 새끼들을 데리고 나보다 저만큼 앞서 쉬엄쉬엄 날아갑니다.
개울까지 가는 동안 앞서가던 어미와 새끼들이 더는 보이지 않다가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만났습니다. 이번에도 저만큼 앞서서
쉬엄쉬엄 날아갑니다. 멍멍이 곰돌이는 녀석들을 어찌해보려고 겅중겅중
뛰어보지만 날개 달린 공군을 네 발로 뛰는 땅개가 당할 재간은 없습니다.

이 글은 법당에 앉아 쓰고 있는데 딱새 어미가 새끼들을 데리고
탑 위에 앉아 있습니다. 내가 따라오지 않으니까 뭐하나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딱새들은 잣을 먹지는 않지만 나는 얼른 법당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잣을 꺼내 던져주었습니다. 딱새들은 그게 아니라는 듯 일제히
날아가고 그 대신 맛난 잣알은 곤줄박이 차지가 되었습니다.

갓버섯이 군데군데 돋아났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 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조금 더 자라면 나 된장찌개 끓여야겠다 싶었더니 엊그제 방문한
손님들이 ‘스님은 이런 걸 왜 그냥 두셨지?’ 하면서 모조리 털어갔습니다.
잣알을 딱새 대신 곤줄박이가 먹은 것처럼 아무나 먹고 즐거우면
됐다 싶습니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누렇게 변하고 있는 철원들판을 달려봐야겠습니다.  
코스모스는 벌써부터 피었던데.






1547   우리 고장에는 어떤 새들이 살까? / 철원 태봉제  도연 2014/10/09 3790 1260
1546   연재 / 문화일보 자연&포토 / 알록달록 물봉선  도연 2014/10/07 4523 1858
1545   10월 6일 행사 안내  도연 2014/10/03 3340 1214
1544   10월 5일 밤 봉순이 이야기가 sbs에서 방송됩니다.  도연 2014/09/28 4126 1315
1543   말귀 알아듣는 곰돌이  도연 2014/09/25 4612 1434
1542   9월 일정, 10월 일정 알려드립니다.  도연 2014/09/23 3552 1189
1541   연재 / 문화일보 자연&포토 / 색깔은 달라도 함께 살아요.  도연 2014/09/22 2891 1122
1540   자동차 타이어 바꾸는 날.  도연 2014/09/13 4193 1293
1539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맞으십시오.  도연 2014/09/07 4447 1443
1538   견마지로  도연 2014/09/06 3714 1183
1537   경남도민일보 / 봉순이 관련 기사  도연 2014/09/03 3548 1481
1536   문화일보 / 자연 포토 / 황새와의 상생을 위한 인공둥지  도연 2014/09/03 3596 1252
1535   경향신문 황새 봉순이 기사입니다.  도연 2014/09/03 2648 1079
1534   소쩍소쩍, 아차차 아차차,  도연 2014/09/01 4368 1687
1533   8월 29일 생물다양성 심포지움.  도연 2014/09/01 3679 1513
1532   한겨레 물 바람 숲, 봉순이 이야기 5  도연 2014/08/26 4146 1331
1531   김해 화포천 황새 봉순이 기사 / 경향신문  도연 2014/08/25 4874 1671
1530   연재 / 문화일보 자연&포토 / 그물 짜는 왕거미  도연 2014/08/18 3227 1182
  아침 저녁 선선하여 계절은 변하고.  도연 2014/08/18 4059 1420
1528   오늘은 인천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도연 2014/08/16 4379 1411
1527   8월 10일 일요일 백중 회향기도일 입니다.  도연 2014/08/08 2778 1017
1526   연재 / 문화일보 자연&포토 / 봉순이 고향 도요오카.  도연 2014/08/04 3021 1115
1525   풀깎기 좀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  도연 2014/08/04 4340 1519
1524   한겨레 물 바람 숲, 봉순이 이야기 4  도연 2014/08/02 2418 886
1523   한겨레 물 바람 숲, 봉순이 이야기 3  도연 2014/08/01 3380 1192
1522   한겨레 물 바람 숲, 봉순이 이야기 2  도연 2014/08/01 2832 992
1521   한겨레 물 바람 숲, 봉순이 이야기 1  도연 2014/07/29 2608 968
1520   한겨레21에 봉순이 기사가 실렸습니다.  도연 2014/07/15 3926 1341
1519   연재 / 문화일보 자연&포토 / 둥지 재료 모으는 봉순이  도연 2014/07/15 2263 905
1518   봉순이 소식입니다.  도연 2014/07/13 2689 985

[1][2][3][4][5][6] 7 [8][9][10][11][12][13][14][15][16][17][18][19][20]..[58] [다음 20개]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