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4-04-16 21:35:00, Hit : 4628, Vote :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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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시붓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숲에 알고 지내는 새가 있는 것처럼 알고 지내는 식물도 있습니다.
겨울에는 있는 듯 없는 듯 땅속 깊이 숨어 있다가 봄이면
꽃을 내미는 녀석들입니다. 녀석들은 늘 같은 자리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오면 뒷동산 골짜기로 데리고 가 마치 내가 꼭꼭
숨겨 놓기라도 한 것처럼 꽃들을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봄에 피는 꽃은 키가 작아 어린아이를 보는 것처럼 쪼그리고
앉아야 잘 볼 수 있습니다. <각시붓꽃>도 그 중 하나입니다.
붓꽃이나 상사화가 꽃대를 장대처럼 밀어 올리지만 각시붓꽃은
무성한 잎사귀 속에 숨어서 핍니다. ‘각시’는 새색시를 말하는데
부끄럼 타는 새색시가 대나무 발(가리개)로 얼굴을 살짝 가린 모습
같아서 각시붓꽃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입니다. 아무튼 처음
꽃에게 이름을 붙여준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각시붓꽃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인 걸 보면 사물을 보는 감성이 남다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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