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4-05-30 21:48:55, Hit : 4282, Vote :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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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해 봉하 마을 화포천 황새 <봉순이>



<1> 봉하 마을 화포천 황새 <봉순이>

5월 26일 창녕에서 강연 마치고 지금은 김해 화포천과 봉하마을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6월 1일 경주 법회 겸 강연이 있는데
다시 올라갔다가 내려오기가 힘들어서죠. 지난 3월, 화포천에는
진귀한 손님이 왔습니다. 바로 황새가 그 주인공입니다.

언제까지 봉하 마을에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머무는 동안 관찰하고
관찰한 내용을 적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래요, 땡볕에 더워 죽겠는데
맨날 뭐하는 거냐고. 내가 말하죠, 아무도 주의를 기울여 지켜보지 않기 때문에
나라도 그러는 거라고요. 김해 화포천 주변에 황새가 날아들었습니다.
겨울이라면 월동하기 위해 북쪽에서 내려왔겠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김해를 찾은 황새의 고향은 남쪽 일본입니다.

무척 흥미로운 일이죠.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 시에서는 1990년대부터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5년부터 적응훈련을 통해 자연에 풀어놓았으며
이번에 온 녀석은 방사된 72마리 중 한 마리라고 합니다.
녀석은 3월 15일 대마도에서 관찰되었고 사흘 후인 3월 18일에
화포천 생태관(관장 곽승국)에 의해 관찰된 것입니다. 두 살 된 암컷
황새가 태어난 도요오카는 우리나라 부산과 위도가 거의 같으니
생육환경도 비슷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도요오카 시는 황새마을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논습지 심포지움 때
도요오카 시 측 발표자료를 보니까 예전에는 많은 수의 황새가 논갈이하는
농부들을 따라다녔더군요. 요즘 우리나라처럼 백로나 황로가 트랙터 뒤를
따라 다니며 먹이를 잡아먹는 것처럼. 그러던 게 환경의 물리적 변화로
1971년에 멸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훨씬 뒤인
1994년에 음성 황새를 끝으로 더 이상 이 땅에서 토박이로서의 황새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황새가 날아들었다는 소식은 조류학자, 생물학자, 자연생태연구가 등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했습니다. 그리고 황새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화포천에 다녀갔습니다. 이처럼 황새가 날아든 것은 사람들에게 흥분되는
사건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은 심드렁해졌습니다.
이 때 나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복원된 황새가 일본으로
날아갔다. 그렇다면 일본인들도 우리처럼 그랬을까 하고요.

모든 동물에게는 영역이라는 게 있습니다. 화포천 황새 역시 자기의 영역(터전)을
찾아 목숨을 걸고 고향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생육조건이 괜찮다고 판단한
화포천 주변에 안착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24시간
관찰하는 일이었어야 합니다. 어디서 먹고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서 자고 위험요소는
없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죠. 황새가 농약에 중독될 수도 있고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나일론끈이 다리에 감길 수도 있으며 혹시라도 탈진해
쓰러질 수도 있을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나아가 황새가 안전하게 쉬고 잘 수
있는 잠자리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황새가 3월 18일에 처음으로 관찰되었으니 벌써 두 달 반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황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매스컴은 그럴 줄 알았다며 책임론을 부각시키겠고
일본 쪽에서는 무식하고 미개한 한국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댈 게 뻔하지 않을까요.
경상남도, 김해시, 문화재청, 조류보호협회 등에서 최소한 한두 사람은 감시인을
붙여 기록해야 하는데 아무도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변 생태관련단체에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거였습니다.
내가 땡볕에서 하루 종일 황새를 지켜보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황새가 처음 관찰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나는 선뜻 황새를 보러 가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조류가 나타날 때마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그 사이에 나를 포함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이제 우리도 자연 생태 환경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잘 알아서 조치하겠지 하는 마음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잠잠해졌을 때 지난 5월 27일 나는 화포천으로 향했습니다.

김해 봉하 마을 앞 들판에서 이 글을 적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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