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4-06-26 08:15:14, Hit : 3591, Vote :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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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시간을 풀 뽑는데 다 보내다니!


--싱그러운 아침 시간을 풀 뽑는데 다 보내다니!
이른 아침, 밤새 묶어 놓았던 곰돌이를 풀어주고
풀뽑기를 시작합니다. 이러다가 아침마다 풀을 뽑느라 아까운
청춘(?)을 허비할 것만 같습니다.
나는 장갑을 벗어던지고 읽다가 덮어 둔 책을 펼칩니다.

눈은 문자를 따라가고 귀로는 소리를 듣습니다.
팔색조가 울어 휘파람으로 흉내 냈더니 조금 화답하며 울다가
가버렸습니다. 머리 위 느티나무에서는 흰눈썹황금새가
울고 있습니다. 저만큼 한 마리가 더 웁니다. 암컷은 저렇게 아름답게
울지 않으니까 수컷이 두 마리라는 뜻입니다. 지금 쯤 번식을
마칠 시기인데 아직도 열심히 우는 걸 보면 번식에 실패해 다시
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참새들은 운다고 해야할지 지저귄다고 해야할지 애매합니다.
참새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짹짹거린다는 표현이 옳을 거 같습니다.
노랑턱멧새와 되지빠귀의 멋진 노래실력은 쌍벽을 이룹니다.
딱새도 질세라 열심히 노래하고 꾀꼬리와 멧비둘기도 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벙어리뻐꾸기까지 나섰습니다. 킁킁거리며
우는 녀석도 나름대로 울음소리를 뽐내는 중입니다.
음치로 말하자면 장끼와 벙어리뻐꾸기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검은등뻐꾸기만 빠졌습니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두고
멀리 여행이라도 떠난 모양입니다.  
침묵이 금이 될 수 없는 세상에 문득 황새는 어째서 목소리를
잃어버렸을까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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