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도연 度淵



  도연(2014-03-18 07:56:29, Hit : 3886, Vote :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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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생명이 움트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동토의 땅이 생명이 움트는 땅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식물은 '애기똥풀'입니다.
식물들이 봄을 맞는 형태도 다양합니다. 어떤 녀석은
아예 새싹을 내밀지만 어떤 녀석은 겨우내 갈색으로
숨어있다가 슬그머니 녹색옷으로 갈아입습니다.
3월 16일 아침에는 처음으로 '네발나비'가 관찰되었습니다.
성체로 월동하는 네발나비는 햇볕을 받으며 기력을
회복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녀석을 조심스럽게 손가락에
올려놓고 눈을 맞추며 '안녕? 겨우내 잘 견뎠구나!'
인사를 건넸습니다.

남쪽에서는 연일 꽃소식을 보내오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는
대부분 아직도 요지부동입니다. 겨우 몇몇 '너도바람꽃'이 피었고
노루귀도 간신히 꽃잎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일교차가
큰 까닭인가 봅니다.
초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에야 멎었습니다. 봄가뭄에
기를 펴지 못한 식물들은 기다렸다는 듯 우후죽순처럼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창문밖에 양지바른 곳에 사는 상사화는 벌써 한뼘이나
자랐습니다. 왕성하게 번식한 녀석을 두 곳에 옮겨
심었고 자갈을 까느라 잠시 비켜두었던 수국도 제자리를
찾아 옮겨 심었습니다. 세 그루의 산초나무도 자리를 잡아
주었습니다. 산초나무 열매는 딱새도 좋아하고 노랑지빠귀도
좋아합니다.  

'까막딱따구리'는 오늘 아침에도 끼르끼르끼르 울며 앞마당을
가로지르고 드디어 두더쥐들이 지렁이와 굼벵이를 잡기 위해
땅을 부풀리며 지나갔습니다. '드디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내가 특별히 기다리는 녀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 드디어 오늘 새벽에 호랑지빠귀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힘차게 우는 녀석과 가늘고 조심스럽게 우는 녀석입니다.
앞엣 녀석은 벌써 여러번 왔던 녀석일 테고 뒤엣 녀석은
지난해에 태어나 고향을 찾아온 녀석으로 짐작됩니다.
다음은 호랑지빠귀가 울기 시작한 날짜입니다.  

2007년=6월 26일
2008년=4월 11일
2009년=4월 18일
2010년=3월 15일
2011년=3월 28일
2012년=3월 29일
2013년=3월 30일
2014년=3월 18일

산개구리의 번식을 조사했더니 해마다 빨라졌다고,
기후변화가 원인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호랑지빠귀 도래한 날짜도 2010년까지 눈에 띄게
달랐는데 11년 부터는 안정적이었다가 올해 다시
보름 가까이 빨라졌습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대량 사용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지만 지구 바깥쪽 우주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에도 영향이 미쳤을 것입니다.
소나무가 생육환경이 불리하면 솔방울을 많이 매단다고
합니다. 죽음을 예감하고 번식을 준비하기 때문이지요.
혹시 해마다 빨라진 개구리의 번식도 위기감에서 온
눈에 띈 변화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중병에 걸렸을 때 오히려 성욕이
더 커진다는데 아무래도 번식과 관련이 있겠지요?
아버지의 나이가 많거나 병환이 깊어지면 자식이
서둘러 결혼을 하는 것도 번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인류는 날이 갈수록 결혼연령이 늦어집니다.
생육환경이 나빠지면 더 빨리 번식을 해야하지만 오히려
뒷걸음이군요. 우리 몸을 지배하고 있는 DNA의 생각이
옛날과 많이 달라진 모양입니다. ^.^

청딱따구리 울음소리가 경쾌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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